2006 6.9 (금)

 

또다시 여름이다.

당 계절 여름은, 뭇 남성들의 가슴을 벌렁거리게 하기에 충분한 명칭인 '노출의 계절'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리우는 매우 밝고 맑고 명랑한 희망의 계절인 즉,

본지 사옥이 위치한 명동일대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현재 명동 일대는 도로상에 다량의 타액을 도포하며 돌아댕기는 남성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바,

가히 '인간 살수차'라는 명칭이 무색하지 않은 이러한 타액 도포인들의 출현은, 태양열로 뜨거워진 지면의 냉각이라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짐으로써, 미니스커트, 탱크탑 등의 의상들은 다가오는 여름철에 빈번히 발생하는 도시 열섬현상을 해소하는 매우 효과적인 대안으로 본의아니게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더운 여름에 지나친 타액 살포는 자칫 급성 탈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한결같은 지적인 바, 남성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 또한 당부되고 있다. 부디 입들 살살들 벌리고 댕기시라들...

허나.

여름은 이러한 바람직한 측면 외에, 신체 각 부위를 통해 대량의 땀이 배출되는 전니 찝찝한 계절이라는 안바람직한 측면 역시 가지고 있음으로 해서, 남성들로 하여금 노출로 인한 정신적 행복감을 상쇄시키는 부정적인 효과 또한 낳고 있다.

이중 특히, 남성들만의 고유한 신체적 특성 중 대표적인 것으로 지적되는 자쥐부위위에서의 땀 배출은, 단순한 남성들만의 문제로 그치지 아니한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더한다.

뭔 소리냐.

자, 보자.

  자쥐부위 만지기의 진실

남성들은 오랜 세월동안 여성계로부터,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자쥐부위를 만짐으로써 여성들에게 불의의 정신적 타격을 입힌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아저씨'라는 학명으로 분류되는 중년 이상의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충분히 모든 동작이 목격될 수 있는 거리에서도 전혀 개의치 않고, 회음부 주위의 다리 각도를 벌린 뒤, 거리낌없이 자쥐부위를 움켜쥐거나 긁는 동작을 취함으로써, 여성들의 남성에 대한 혐오감을 더욱 부추겨 왔다.

그리고 결국 이러한 동작은 여성계로부터 '남자들은 워낙에 거기를 안 씻는 관계로, 이, 벼룩, 진드기, 빈대 등의 각종 미세 갑각류들이 그곳을 거점으로 활발히 번식하고 있다' 등등의 오해를 하도록 하는 요인이 되어왔던 바,

이는 남성에 대한 여성들의 거부감 내지는 혐오감으로 이어져, 결국 이혼율 증가와 출산율 저하라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에, 자쥐부위 만지기로 인한 성별간의 골 깊은 오해와 불신을 종식시키고, 성별 교류확대를 통한 국민 대통합의 발판을 마련코저, 본지가 또다시 나섰다.

본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아무런 관련 없다. 뭐, 있음 말구.

일단, 자쥐부위 만지기에 대한 여성계의 해묵은 오해부터 풀고 넘어가자.

남성들의 자쥐부위 만지기 습성은, 그 외양과는 달리 '긁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즉, 자쥐부위 만지기의 원인은 '가려움'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남성들의 자쥐부위 만지기 습성의 사상적 토대는 '정리정돈' 사상, 그리고 '청풍명월' 사상으로 집약될 수 있다.

다들 아시다시피 남성들은 여성들과는 달리, 외부로 돌출된 부속품을 3점(1자형 1점, 0자형 2점) 보유하고 있다.

이렇듯, 여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잡하다 할 수 있는 자쥐부위의 구조는, 자쥐 부속품들간의 엉킴과 혼선을 낳음으로써, 결국 극심한 교통체증시와 유사한 답답함과 찝찝함, 그리고 그에 따른 집중력 저하라는 정신적 장애를 야기시키고 있다.

남성들의 자쥐부위 만지기 습성은, 바로 이러한 혼선을 바로잡고, 각 부속품들을 제 위치로 포지셔닝 시킴으로써, 자쥐부위를 올바로 정리정돈하여 정신적 안정감을 되찾고저 하는 동작에 다름아닌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정리정돈은, 다수의 부속품들이 과밀하게 분포되어 있는 자쥐부위의 통풍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일상 생활속에서 국소적 여백과 낭심적 청량감을 얻고자하였던 선조들의 청풍명월 사상 또한 실현시켜주고 있음 또한 반드시 주지하셔야 하겠다.

  자쥐부위 만지기 환경의 개선

그러나 이러한 사상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자쥐부위 만지기는 여전히 그 구린 비주얼로 인해 많은 이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쥐부위 만지기를 무조건 혐오하거나 배척할 것이 아니라, 자쥐부위 만지기를 적극적으로 양성화 시킴으로써, 남성들로 하여금 구리지 않은 비주얼로 당당하게 자쥐부위를 정리정돈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만 할 것이라 사료된다.

따라서 본지는, 안락하고도 쾌적한 자쥐부위 만지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제안한다.

1. 바지 주머니 개량

현재 많은 남성들은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은밀하게 자쥐부위 만지기를 수행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뒤 그 손으로 고요히 자쥐부위를 정리하는 '바지 주머니 메소드'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여성 여러분들께서는, 무더운 한여름에 갑자기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느린 걸음으로 걷는 동행 남성의 돌발 행동에 대해 "한 여름에 무슨 똥폼을 잡는 거예요" 등등의 눈치코치없는 발언을 일삼음으로써, 은밀하고도 평화롭게 자쥐부위 정리에 몰입하고 있는 남성들을 일순 당황의 도가니탕 속으로 빠뜨리는 행위를 부디 삼가주시기를, 이 자리를 통해 당부드린다. 여튼.

이러한 '바지 주머니 메소드'는, 거의 주변에 노출됨 없이 자쥐부위 정리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가장 훌륭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이 메소드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남성용 하의에 장착된 바지 주머니의 개량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그 개량을 위한 지침은 다음과 같다.

① 바지 주머니의 깊이 : 모든 바지 주머니는, 자쥐의 심층부까지 손을 침투시켜, 자쥐부위를 남김없이 정리해내기에 충분한 깊이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 적정 깊이는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손목부분까지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깊이인, 약 20cm 가량이 적합하다.

이보다 깊이가 얕을 경우, 손은 자쥐부위에 충분히 닿지 않아, 필연적으로 다리를 비비 꼬거나 억지로 손을 쑤셔넣는 등의 부자연스럽고도 노골적인 동작을 노출시킬 위험이 있다.

반대로, 이보다 깊이가 깊을 경우, 불필요한 주머니의 여분이 자쥐부위에 엉켜들어 오히려 자쥐부위의 혼란을 가중시킬 위험이 있다.

② 바지 주머니의 모양 : 바지 주머니는, 단순한 사각형등의 형태가 아닌, 가급적 손 모양과 흡사한 외관을 갖춤으로써, 남성들의 바지 주머니에서 흔히 발견되는 손가락 크기의 빵꾸를 미연에 방지하고, 동시에 정리정돈을 위한 편의성을 최대한 도모하여야 한다.

③ 바지 주머니의 재질 : 바지 주머니는 자쥐부위 침투가 용이하도록 최대한 신축성이 있는 소재로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자쥐부위에 결로되어 있는 땀을 흡수하여, 쾌적하고도 뽀송뽀송한 자쥐부위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수분 흡수성 재료로 만들어져야 한다.

2. 바지의 개량

때로 자쥐부위가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극심한 혼돈에 빠지는 특수한 경우, 바지 주머니의 개량만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영역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자쥐부위 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형태의 바지인 디스코 바지, 독일군 군복형 바지 등의 바지를 착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디스코 바지는 너무 구린 거 아니냐구.

자쥐부위 만지기가 공공에 노출 되었을 때 입는 대미지보다는 훨 낫다.

3. 정리정돈실 운영

100인 이상의 대형 사업장에서는, 여성들을 위한 수유실을 운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성들을 위한 '정리정돈실'을 운영함으로써 직장내의 자쥐부위 만지기 권리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이 정리정돈실에는, 크기 노출로 인한 남성들간의 위화감 조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개인 부스의 설치, 그리고 쾌적한 자쥐부위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저자극성 데오도란트, 베이비 파우더, 드라이기, 그리고 누락된 자쥐부위 모발들의 처리를 위한 진공 청소기 등의 기초 설비가 필수적으로 갖추어져야 한다.

더불어, 자쥐부위 전용 자외선 살균 시설 또한 적극적으로 권장되는데, 이 시설은 출산율 상승에 직접적이면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바,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이 따라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보건 복지부와 여성부는 '대형 사업장 내 자쥐부위 정리정돈을 위한 공간 확보에 관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여 시행해야만 할 것이다.

4. 자쥐 브라자의 개발/보급

마지막으로, 자쥐부위 만지기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으로써, 자쥐 브라자 개발을 핵심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

자쥐 브라자는, 1자형 부위와 0자형 부위 모두를 아우르는 자쥐부위 전체를 포장하는 형태가 아닌, 두개의 0자형 부위만을 감싸는, 명실상부한 브라자의 형태를 취한다. 왜냐. 안 그러면 싸는데 지장이 많잖어.

자두알 정도의 크기의 초소형 브라자의 형태를 취하게 될 이 자쥐 브라자는, 자쥐부위의 또다른 핵심이라 할 수 있는 0자형 부위를 살포시 감싸줌으로써, 자쥐부위의 반영구적인 정리정돈을 가능케 함으로써 남성들에게 지속적으로 정신적 안정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이 자쥐 브라자에 형상기억 와이어 등의 첨단 소재가 추가로 장착된다면, 자쥐부위의 형상 개선 등의 미용효과, 그리고 운동시 덜렁거림 억제로 인한 낭심부 충격 흡수 등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예상되는 바, 본 자쥐 브라자는 21세기 남성들을 위한 필수 언더웨어의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

지금까지 우리는 자쥐부위 만지기의 핵심 쟁점과, 그에 대한 대책에 대하여 논하였다.

이미 논하였듯, 자쥐부위 만지기는 오랫동안 여름철 남녀 화합과 출산율 제고, 그리고 국민 대통합의 걸림돌로서 지적되어 온 핵심적 사안임에도 아직까지 본격적인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문제다.

무릇 우리에게 닥친 모든 현안들은 가까운 현실로부터 그 해답을 찾아야 마땅한 것, 당리당략에만 눈이 멀어 선거때만 되면 너도나도 서민을 자처하며 전니 친한 척들을 하면서도, 막상 선거 끝나고 나면 서민스러운 라이프 스타일과는 전혀 거리가 먼 행태를 일삼기를 반복하는 정치 모리배들의 공허한 구호에서는 그 해답을 결코 찾을 수 없다.

하여, 이제 아래의 문제는 아래로부터 해결하려는 자위자강의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그 '아래'가 비록 자쥐부위일지라도 말이다.

이것이야말로, 다가오는 자쥐 만지기의 계절 여름이 우리에게 새로이 던지고 있는 화두가 아니겠는가.

- 딴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