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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ook
한동원의 글 수첩

렘브란트

2006 9. 18

 


 

년 전 겨울.

렘브란트 대인의 판화들을 직접 봤을때의 충격은 여전히 생생하다.

그건, 말 그대로 아무런 완충없이 직격으로 날아들었다.

마치 렘브란트가 그의 에칭 철필로 내 뇌의 표면에 직접 그림을 새겨넣고 있는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그 날이었던 것 같다.

이젠 뭔가 다른 곳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진 것이.

모든 것이 달라지지 않은 것 같고, 모든 것이 달라진 것 같기도 한 요즘, 그리고 모든 것이 달라지지 않을 것 같고, 모든 것이 달라질 것 같기도 한 요즘, 렘브란트 대인의 필치를 그대로 되밟아보며 나는 생각한다.

정작 중요한 순간들은 항상 내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지나가 버리는 게 아닐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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