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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ook
한동원의 글 수첩

'머지않아' 미스테리

2006 4. 22

 

다들 아시다시피, 아래아한글에는 '자동 맞춤법 검사'라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은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틀린 단어를 입력하면, 밑에 빨간 줄을 그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자동으로 옳은 맞춤법으로 고쳐주기도 하는 편리한 기능인 바, 많은 분들이 이 기능의 혜택을 보고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출판 편집자 같은 분들.

하지만, 필자같이 맞춤법을 일부러 틀리는 '시적허용'을 즐겨 애용하는 사람들에게, 이건 정말이지 쓸데없는 참견이 아닐 수 없다. 아 글쎄, 나도 안다니깐요. 안다니까요가 맞다는 거.

또, 필자가 즐겨 애용하는 '뭇' 같은 단어는 죽어라 'ant'로 고쳐놓고 마니, 보통 민폐가 아닐 수 없다. 여튼.

오늘, 이 화창한 봄날의 토요일 밤에, 아래아한글의 허연 화면을 노려보면서 마감이 닥친 원고를 부랴부랴 쓰고 있던 필자.... 그 와중에, 매우 희한한 현상이 하나 발견되어 이렇게 또 딴짓을 하고 있다.

아래아한글에서 '머지않아'를 쳐 보신 적이 있나요?

이 '머지않아'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그 즉시 '머지 않아(즉, 머지 떼고 않아)'로 자동 수정이 된다.

헌데 희한한 것은, 그와 동시에, 그 밑에 빨간줄이 쭉 그어진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 아래아한글 스스로 수정한 맞춤법을 아래아한글 스스로가 부정하는, 분열적 자아의 상호 충돌 현상이 벌어진다는 얘기다.

게다가 이 '머지 않아'를 다시 '머지않아'로 고쳐놓으면, 아이구 이거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라는 듯 빨간줄이 싹 사라지고 마니, 더욱 희한하면서도 코믹한 일이다.

대체 어찌된 일일까요?

아시는 분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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