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봉사대
2006 4. 14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각종 전자제품으로 유명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 모 그룹에서 '15만 봉사대'를 발족한다는 기사가 실려있었다.
과거, 풍전등화의 조선을 수호고저 양성이 주장됐던 인원수가 '10만 대군'이었던 것을 상기하여 본다면, 이는 과연 엄청난 숫자라 할 것이다.
상상해 보라. 한치의 빈틈도 없이 퍼렁 잠바를 일제히 착용한 15만 봉사 대군이 너른 벌판에 정렬해 있는 모습을. 이 어찌 장엄하다 아니할 수 있을쏜가.
그런데, 필자의 쓸따리없는 머릿속에는 자꾸만 이런 그림이 떠오른다.
이 15만 봉사대가 나부끼는 푸른 깃발 앞에서 굳은 결의로 출진을 다짐하며, 일제히 이런 구호를 나즈막히 읊조리는 그림 말이다.
"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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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봉사대를 이끄는 단장님의 인터뷰를 보니 '자원봉사는 어디까지나 자발적이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근데 이 봉사대의 결성 자체는 어땠을까.
얼마전 이 그룹의 회장님이 다량의 쩐을 사회에 투척했던 바로 그 필 그대로 '자발적'이지 않았을까.
우리나라 '자율학습'이 남긴 교육효과의 위력을 새삼 느끼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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