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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ook
한동원의 글 수첩


올해, 마빡에 새겨놓을 글 하나

2004 1. 7




늘 만원버스 안에서 읽던 책에서 맞딱뜨린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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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폴로가 일일이 돌 한 개 한 개를 들어가며 다리를 묘사하고 있다.

쿠빌라이 칸이 물었다. "그런데, 다리를 지탱하는 것은 어떤 돌인가?"

마르코 폴로가 대답한다. "다리를 지탱하는 것은 어떤 돌 하나가 아니옵고, 돌들이 만들어내는 아치입니다."

쿠빌라이 칸은 생각에 잠기며 침묵한다. 그리고 덧붙였다.

"왜 돌들에 대해 이야기 하는가? 짐에게 중요한 것은 아치일 뿐이다."

폴로가 대답했다.

"돌들이 없으면 아치도 생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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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과연.


text from <Invisible Cities>
by Italo Calv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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