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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ook
한동원의 글 수첩


<반지의 제왕 >이 끝났다..

2003 12.12


미 재미니, 본전이니 하는 가치를 오래전에 초월한....이라고 하면 오바라고 욕을 먹을지도 모르겠다만, 어쨌든 필자 개인적으로는 그런 얘기 들을 자격이 충분한 영화라 생각하는,


<반지의 제왕>의 끝을,

드디어

마 침 내

목도하였다.


• •


시작될 때부터 이미 그 끝이 다가옴이 두려웠던 시리즈였던 만큼, 3시간 20분이 되는 영화 상영시간은 내내 환호와 두려움이 짬뽕져 어우러지는 감동의 도가니탕에 다름이 아니었음을 고백치 않을 수 없다.

특히, 그 모든 감동의 파노라마 위에 우뚝 솟아버린,

다스 베이더의 "I am your father.."를 계승하여 나름대로의 필로 발전시켜, 그의 정통적 후계자라고 평가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에오윈의 결정적 대사 한 방,

아라곤, 김리, 레골라스 삼인방이 주축이 되고, 상당히 뭐랄까... 그... 하여튼 그런 애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결성된 연합군이 만들어낸 전율 넘치는 또 하나의 한 방,

그리고, 1, 2편의 결정적 행각을 총결산 했음과 동시에, 초장편 결정적 장면이라는 결정적 장면계의 새 지평을 훌러덩 열어제낀 레골라스의 마지막 한 방,

우우, 나도 모르게 두 주먹 불끈 쥐며 환호성을 올리게 만들던 그 한 방은,

<반지의 제왕>이 단순히 드높은 공력을 과시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것을 관객들과 함께 온전히 나눠먹을 줄 아는, 결코 흔치 않은 영화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더랬다.


그리고,

<왕의 귀환>이 3부작 중 최고의 결정판이라는 피터 잭슨의 말이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는 것을 제대로 확인시켜 주었다.

확실히, 그곳에는 모든 것이 있었다.


레골라스

이번에도 어김없이 한 방 제대로 해 준 레골라스.
역시 그는 걸출한 난넘이었다.


그리하여 필자는, 아직도 앨런 리의 컨셉 일러스트가 올라가던 스크린을 망연자실 올려다보며, 이런 신음과도 같은 한탄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스타워즈> 3부작 이래로 20년...

이제 또 몇 년이 지나야 이런 영화를 다시 볼 수 있게 될 것인가...


• •


하긴..

이런 영화, 평생 한 번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긴 하다.



ps. <왕의 귀환>은, 과연 완결편답게, 지금까지 코빼기 한 번이라도 비쳤던 애는 싸그리 몽창 빠짐없이 몰려나온다. 마치 미스코리아 고별행진 하는 듯한 필로 말이다. 근데,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사루만 만이 등장하지 않는다. 단 한 번도 말이다. 어허, 그러는 건 정말 예의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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