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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원이 낸  

ISSUE

<어디가서 써먹기 좋은 대사 매뉴얼> 출간한
영화 칼럼니스트 한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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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직접 말해 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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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장면'으로 유명한 영화 칼럼니스트 한동원이 '결정적 대사'들을 책으로 엮었다. 갖가지 상황에서 유용한 대사들이 맛깔스럽게 정리되어 실생활에서 충분히 써 먹을 수 있다.

[ 실제 지면 보기 ]


:: 이번 책을 발간하게 된 계기가 있으면 알려 주십시오.

일반적으로 ‘영화 속의 명 대사’라고 공인되고 있는 대사들은, 그 대사를 활용할 필요가 있는 전문가들 - 예컨대, 방송 구성작가나 신문기자 등 - 에 의해서 선택되고 알려지고 확산되는 측면이 많지 않은가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명대사’라고 일컬어지는 대사들의 대부분은 상당히 문학적이거나 사색적이거나, 심지어는 명상적이기까지 한 산문체의 대사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눈으로 영화를 볼 때, 우리를 감탄시키는 대사들은 사실 반드시 그러한 ‘공인 명대사’들 뿐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대사들의 대부분은 아무렇지도 않게 스쳐지나가는 듯이 툭 던져지는, 그러나 머릿속에서 결코 쉽게 지워지지 않는 한 마디의 대사들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영화 속의 어떤 캐릭터에 대해 빠져들게 되거나,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영화에 마음을 열게 되는 그 마술적인 순간에는, 거의 예외 없이 이런 대사들이 포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이러한 대사들이 간단하게 방치되고 잊혀지는 상황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그 대사들에 보내는 저의 개인적인 애정이 이 책을 쓰도록 한 가장 큰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 대사를 고르면서 가장 중점을 둔 사항은 무엇입니까.

첫 번째로, 일반적인 ‘명 대사’로 알려지지 않은 대사, 그러나 충분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대사들을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영화 속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데 있어 일종의 열쇠 같은 역할을 해주는, 짧지만 재치 있는 대사를 중심으로 골랐습니다.

세 번째로, 선정한 대사들이 가급적 연애, 연설, 친구 사이의 대화, 헌팅, 심지어는 말다툼 등의 다양한 상황을 아우를 수 있도록 하는데 신경을 썼습니다.

네 번째로, 가급적 대사의 앞뒤 맥락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대사를 골랐습니다. 이는 물론, 해당 영화를 보지 않으신 독자들도 대사를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 있었고,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되었던 경험이 있는 대사들을 중심으로 골랐습니다.


:: 일상생활에서 대사들의 사용 여부가 가장 궁금해집니다.

이 책 속의 대사들을 써먹은 구체적인 경험 중 가장 최근의 것은, 이 책을 쓸 때 써먹은 것이죠.(웃음)

이 책에서 다룬 대사들의 대부분은 제가 실제로 오랫동안 좋아하고 즐겨 응용해먹었던 대사들인지라, 저의 말투 속에 이런저런 식으로 꽤 많이 그리고 깊숙이 침투해 있는 상태입니다.

어쨌든 특별히 냉소적인 ‘전투용’ 대사들이 아니라면, 일상생활에서 가급적 많이 응용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자로서의 작은 바람입니다.


:: 책 속에 있는 대사 외에도 본인이 가장 일상적으로 쓰는 영화 대사가 있으면 알려 주십시오.

응용은 아니고, 가끔 그대로 복기해서 읊는 대사들이 있습니다.

<스모크>의 ‘오기’의 대사: “내일 또 내일, 시간을 하찮은 듯한 걸음걸이로 기어간다.”

<공각 기동대>의 ‘인형사’의 대사: “컴퓨터가 인간의 기억을 외부화하기 시작했을 때, 인간은 그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어야만 했다.”

<다찌마와 리>의 핵심 대사들, 즉
"오늘 네놈에게 오동나무 코트를 입혀주마!“라던지
“인간 사표를 써라” 또는
“지금까지 우리들의 삶은 하얀 까마귀와도 같은 삶이었다..."(일명 ‘까마귀 대사’)

등등.


:: 이 책을 가장 바람직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달리 있다면 설명해 주십시오.

글쎄요, 물론 이 책이 외형상으로는 ‘매뉴얼’ 또는 ‘학습서’의 형식을 갖추고 있긴 합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겉모양 만을 따온 것일 뿐이구요, 딱히 실용성에만 초점을 맞춰서 쓴 책은 아닙니다.

따라서 제가 생각하는 이 책의 가장 바람직한 활용방안은 ‘심심하고 지루할 때 편하게 읽기’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또는, 라면 냄비 받침으로 활용하시기엔.... 표지의 내열성이 좀 부족할까요. 여튼,

단, 이 책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을 추천해드릴 수는 있겠습니다.

그건 책의 서문에 적은 것처럼, 화장실에 갈 때 같이 뭔가를 가벼운 마음과 짤막한 호흡으로 읽고 싶을 때, 아무 페이지나 툭 펼쳐서 읽으시는 것입니다.

가뜩이나 심각하고 무거운 생각을 많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에서, 굳이 영화에 대해서까지 목에 힘을 주고 사후경직같이 뻣뻣하고도 심각한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꼭 그래야만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요.


::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건 오히려 제가 독자 한 분 한 분께 여쭤보고 싶은 부분이네요.

흠... 그럼, 답을 대신하여 제가 이 책을 통해서 드리고 싶었던 것을 말씀드리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요, 그건 무엇보다도 ‘유쾌함’이었습니다.

저의 이런 의도가 독자들께 약간이라도 전달될 수 있다면 저로서는 큰 기쁨이겠습니다.

무비위크 No. 154 (2004 12/1 ~12/7)     MovieWeek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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