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기본적으로 시각매체인지라, 시각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는 것들을 시도해볼 수 있는 찬스를 얻게 되는데,

그런 예술질을 어설피 추구하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단 모든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쪽으로 밀어붙인 당 영화의 과단성은 좋았다만,

시각장애 주인공이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보고 얘길한다든지 할 필요까진 없었지.

< 블라인드 > 적정 관람료 (8000원 기준)
인상 780원	무엇보다도, 막판 30분 동안 나쁜놈이 보여주는 발군의 맷집 및 그에 기초한 활약상 : 150원 더불어, 그가 앞서 선보였던 몇 번의 섬뜩함 : 80원 최후 대결에서 주인공 측의 대응도 재밌었다 : 70원 나쁜놈 역의 양영조의 연기 : 80원 형사역의 남우조연 조희봉의 고군분투도 훌륭 : 80원 다들 소기의 임무에 충실하고 있는 남녀주연 : 100원 특히, 팬들의 요구에 충실한 유승호의 남동생질 : 50원 시각장애인 목격자라는, 나름 까다로운 설정 : 70원 그것을 무난하게 풀어낸 시나리오 : 100원
인하 -670원	시각장애인의 아픔을 너무 들이밀며 설교 : -50원 그녀 앞에서 사람들이 뱉어대는 ‘병X’등의 대사들도 너무 과장되어 되려 역효과 : -20원 머리로만 이해되는 김하늘-유승호 간의 유대감 : -80원 곳곳의 ‘서정적’ 장면들로 인한 속도저하 : -100원 그 장면에서 어김없이 감정강요형 피아노뮤직 : -50원 그 외에도 전반적으로 멋지지 못한 음악 : -70원 스릴러적 쾌감을 주기엔 구멍이 큰 시나리오 : -120원 특히, 그 결정적 대목에서는 “사진을 찍으면 되잖아!”라 소리 높여 외치고 싶었다 : -50원 너무 티내는 복선들과 지나친 관습 남발 : -130원
적정 관람료 : 8000원 + 780원 - 670원 = 8110원

※ <적정 관람료>는 목요일에 발간되는 한겨레 신문 주말 매거진 "ESC"에 격주 연재됩니다.